이재명 대통령이 10월 14일 국세청장 임광현을 새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발탁했습니다. 강훈식 전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후임 인선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됐는데요, 정치권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 아닌 현직 국세청장이 낙점되면서 파장이 커졌습니다. 국세청장 재임 중 바로 비서실장으로 옮긴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왜 하필 국세청장인가
임 실장은 1995년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들어와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차장을 거친 정통 조세 관료입니다. 2024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의정활동을 했고, 정부 출범 직후 의원직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의 초대 국세청장에 임명됐습니다.
청와대가 그를 선택한 배경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는데요. 국세청장 재임 중 15년 묵은 고액 체납 4천억 원을 환수해냈고,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SNS에서 여러 차례 이를 공개적으로 칭찬했습니다. 청와대는 "국회와 정부를 두루 경험해 당정청 협력으로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선 과정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을 발탁하면 보궐선거라는 부담이 따르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임한 강훈식, 남긴 자리
강훈식 전 실장은 용혜인·김승원 장관 후보자 낙마와 지지율 하락 속에서 인사검증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다만 중동 전쟁 이후 전략경제 협력 특사로서 원유 2억7300만 배럴 확보와 6조9000억 원 규모 방산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등 외교·경제 성과도 남겼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황무지에서 시작된 국민주권 정부를 조기에 안정시켜 줬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강 전 실장은 물러난 뒤에도 정치적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에도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대장동 패밀리' 비판과 향후 과제
여당은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라며 환영했지만, 야당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국민의힘은 세무 전공자가 부동산·한미 관계 등 복합적 국정 난맥을 풀 역량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특히 임 실장의 처남 이승엽 변호사가 대장동, 공직선거법 위반,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 관련 재판을 변호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장동 패밀리 보은 인사 결정판'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임 실장의 부인 이경은 주휴스턴 총영사의 발탁 과정에서도 외교 전문성 부족 논란이 있었던 터라 가족 인맥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구심까지 더해졌습니다.
언론 사설들도 인사 시스템 점검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비서실장은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는 만큼, 후보자 낙마로 드러난 검증 체계를 뜯어고칠 책임도 함께 지게 된 겁니다. 임 실장은 15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가며 첫 관문은 국회 국정감사 대응입니다. 민생 성과를 내겠다는 약속이 실제 성적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보은 인사'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향후 평가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