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이 뒤집은 것
2019년 11월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을 강제로 북송한 사건이 항소심에서 유죄 판단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는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는데요. 1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형량이 한 단계 무거워진 겁니다.
당시 정부는 이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자백했고, 귀순 의사와 별개로 흉악범이어서 즉시 송환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재판부는 그 판단 과정에서 절차와 권한을 벗어난 부분이 있었다고 본 셈입니다.
법원 판단을 둘러싼 공방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입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북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와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되물었는데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두 국가라는 현실은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문제도 함께 던졌습니다. 그는 법관의 독립이 무지와 법적 오만을 용서받는 면허는 아니라고 직격했습니다.
여당도 같은 방향입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사의재 입장문을 공유하며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판결이라고 규탄했고, 이 판결이 확정되면 북한 흉악범들이 남한으로 몰려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사의재는 추방 결정의 핵심 이유로 국내법상 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남은 질문
쟁점은 결국 두 갈래입니다. 헌법의 영토 조항을 앞세워 국민 여부를 따질 것인가,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독립국으로 인정된 현실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여기에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인물을 국내법으로 처벌하기 어려울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라는 실무적 물음도 얹혀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사법부가 정치적 셈이 아닌 법리로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판결의 향방에 따라 유사 사례를 다루는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