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무관심 속 8파전…부동층 과반 넘고 무효 투표율도 높아

연한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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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3일 오전 8:01

발행: 2026년 6월 3일 오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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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가 무관심과 혼란 속에 치러졌습니다. 서울은 역대 최다 8파전으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네거티브가 난무했으며, 부동층이 과반을 넘는 가운데 무효 투표율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막강한 예산과 인사권을 지닌 교육감을 뽑는 자리인 만큼, 투표용지 구조와 직선제 취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투표용지 앞에서 망설인 유권자들

6월 3일에 치러진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습니다. 특히 서울은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한 8파전으로 치러졌는데, 투표용지에는 정당 기호가 전혀 표시되지 않고 후보 이름만 가로로 늘어섰습니다. 여기에 선거구마다 후보 순서가 달라 배치되어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실제로 과거 교육감 선거의 무효 투표율은 다른 선거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2022년 서울시장 선거 무효 투표율이 0.9%에 그친 것과 달리, 서울 교육감 선거는 4.9%에 달했죠. 이번에도 부동층 비율이 서울 65%, 대전 60%, 세종 57% 등으로 나타나 유권자 절반 이상이 끝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막중한 권한을 가린 자리인데도 투표 현장은 침묵에 가까운 분위기였습니다.

정책 대신 쏟아진 고소와 고발

교육감은 전국 73조 원에서 100조 원에 이르는 교육 예산을 운용하고 인사권까지 쥔 막강한 직책입니다. 그럼에도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정책 대결이 실종되었습니다. 서울 보수 진영에서는 윤호상 후보가 조전혁 후보의 학교폭력 전력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요구했고, 진보 진영에서는 정근식 후보와 한만중 후보가 단일 후보라는 명칭 사용을 두고 서로를 고발했습니다.

이런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사이 선거 판세는 이념 공방으로 흘러갔습니다. 보수 후보들은 동성애 교육 반대를 전면에 내세웠고, 진보 후보들은 민주 시민 교육을 강조하며 맞섰죠. 결국 아이들 교육을 설계할 자리에서 조직 동원력과 진영 논리가 당락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도처럼 단일화로 양자 대결을 이룬 경우는 예외적으로 정책 비교가 가능했지만, 대부분 지역은 후보 난립 속에서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거대 권한과 무거운 부동층

교육감 선거가 반복적으로 무관심 속에 치러지다 보니 직선제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당 공천이 금지되어 있는 제도적 특성 때문에 후보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고, 투표용지 구조까지 유권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현행 제도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실제로는 유권자의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물론 모든 지역이 같은 양상은 아니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진보 진영의 안민석 후보가 보수 임태희 후보를 크게 앞서며 양자 대결의 장점을 보여주었고, 부산과 강원에서는 진보 진영이 탈환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반면 대구와 경북은 보수 진영의 우세가 이어졌죠. 다만 압도적인 부동층 비율 앞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전체 유권자의 민의를 정확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교육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선거인 만큼, 투표용지 하나 바꾸는 것을 넘어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을 제대로 알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