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통장' 논란, 대통령 지시로 급제동
정부가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이 한 주 만에 큰 틀을 바꿀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난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국내 증시 투자만 가능한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일반 ISA의 계약 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납입한도 미사용분의 이월까지 막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를 두고 투자자와 청년층은 장기 복리 효과가 줄고 납입 선택권이 제한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상황점검 회의에서 준비 부족을 질타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정부와 여당은 급하게 수습에 나섰습니다. 국민의 체감이 정책 판단의 최종 기준이 된 순간이었죠.
혜택 줄였다가 다시 되돌리나
정부는 생산적금융 ISA 신설을 위해 기존 일반 ISA의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짰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ISA의 계약 기간과 납입한도 이월 혜택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생산적금융 ISA만 별도의 선택형 상품으로 추가하자고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 제안에 공감을 표하며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제도 보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당초안의 핵심 내용을 되돌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겁니다.
다만 정부는 가입 후 소득이 크게 늘어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는 등의 허점을 막기 위해, 계약 연장 시 요건을 재심사하는 보완 장치는 마련할 계획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조만간 구체적인 보완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주가 누르기'는 오히려 강화될 듯
ISA 개편안은 후퇴하는 모양새지만, 상속·증여세 절감을 노린 '주가 누르기' 방지책은 오히려 강화될 전망입니다. 당초 정부안은 적용 대상이 너무 적다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향후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 하한선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검토되며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자본잠식이나 회생절차를 밟는 등 불가피한 사유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제외될 예정입니다.
이번 일을 두고 국민의힘은 선 발표 후 번복이라며 졸속 국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이 문제를 지적했는데 무조건 밀어붙여야 하는 것이냐고 반박하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세부 내용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세법 개정안은 8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9월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인데,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내용이 다시 다듬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