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협상 테이블
미국과 이란이 '수정 7일안'을 놓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습니다. 카타르 중재자들이 9월 28일과 29일 뉴욕에서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와 미국 측 대표를 연결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6일 거부했던 제안을 다시 검토하는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양측의 온도차는 큽니다. 이란 대표단은 뉴욕에서 미국과 새로운 회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미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타르를 통한 간접 협상만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7일안'에 담긴 조건
수정 7일안의 골격은 이렇습니다. 이란과 레바논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멈추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동결자산을 풀며, 이란산 원유 제재를 완화하고 미국의 항구 봉쇄를 끝내는 겁니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 프로그램 협상까지 재개한다는 구상입니다.
문제는 순서입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확실한 약속과 핵 프로그램의 구체적 진전을 먼저 요구합니다. 핵 문제가 풀리면 제재 완화와 자산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죠. 반대로 이란은 제재와 봉쇄가 먼저 풀려야 해협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맞섭니다.
핵과 유가, 그리고 시간
중재국들은 전면전 재발을 우려해 이란에 핵 양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핵 논의에 나설 신호를 거의 보내지 않고 있고, 이슬람혁명수비대가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 전향적 태도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발언도 협상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는 적군을 아라비아해 밖으로 몰아내겠다며 호르무즈 해협과 남부 해역에 대한 통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양측의 불신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뛰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대, 서부텍사스산원유는 96달러대까지 올라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국도 변수입니다. 이란 당국자들은 선거 전 합의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고, 지난 6월 양해각서가 체결 2주 만에 무너진 경험도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여부가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