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데도 가라앉지 않는 무더위
8월 26일 아침부터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경기 북동부와 강원 내륙에는 최대 30밀리미터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서울과 인천 등에도 5에서 10밀리미터 안팎의 비가 이어졌는데요. 하지만 비가 내리는 지역조차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낮 동안 서울은 31도, 대구는 36도까지 오르며 전국적으로 28도에서 36도 사이의 찜통더위가 계속되었죠.
특히 충남과 남부 지방은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올라 매우 힘겨운 상황이었습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무더위가 쉽게 꺾이지는 않는 것이 올여름의 현재 모습입니다. 밤사이 포항과 울릉도 등에서는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 시민들의 불편이 커졌습니다.
태풍 사우델이 밀어온 불안정한 대기
이번에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 뒤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제18호 태풍 사우델의 영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적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었고, 남쪽의 태풍 사우델은 다량의 수증기를 밀어 넣었는데요. 이 두 기압계가 맞물리면서 좁은 띠 모양의 비구름대가 형성되고, 내륙 곳곳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전남 동부 내륙과 경상권, 제주 산지에는 5에서 40밀리미터의 소나기가 예보되었고, 남해와 제주 해상에는 최고 5미터에 달하는 높은 물결이 일었습니다.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 않았음에도 간접적인 영향만으로 해상 안전과 내륙 시설물 관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기상 당국은 갯바위나 방파제를 넘는 강한 너울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올해 유독 많은 태풍, 가을이 변수가 될까
올해 서태평양에서는 8월 현재 21개의 태풍이 발생해 평년의 80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과 2024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활발한 태풍 발생인데요. 다행히 한반도는 이중 열돔 현상 덕분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태풍들이 주로 중국이나 일본 방향으로 비껴간 것이죠.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가을로 접어들며 점차 수축하면 태풍의 이동 경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바다 수온이 여전히 30도 안팎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어, 가을에도 태풍이 충분히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춰져 있습니다. 평년에는 9월 이후에도 11개 이상의 추가 태풍이 발생하므로, 당분간은 기상 상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