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중위소득 기준으로 새롭게 짜인다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 전면 개편에 나섰습니다. 수급자 선정 기준을 18년간 유지해 온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바꾸고,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차등 지급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인데요. 여기에 소득이 낮음에도 직역연금 수급 이력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했던 노인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준중위소득 100%를 초기 기준선으로 설정하는 방안입니다. 올해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이 기준중위소득의 96.3%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00%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초기에는 수급자가 소폭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기존 수급자들이 갑작스럽게 연금을 잃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재명 대통령도 이미 받는 연금을 깎는 방식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실 이번 개편이 불가피해진 데는 재정적 이유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기초연금 지급 총액은 2014년 6조 9천억 원에서 올해 추정치인 27조 4천억 원으로 약 4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기준중위소득 100%를 적용하면 2070년에 수급 대상이 노인의 57%까지 줄어들고, 절감된 재원을 활용해 연금액을 38만 7천 원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수급률 하락 속도가 느려 저소득층 집중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직역연금 노인의 사각지대, 드디어 좁혀지나
이번 개편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를 기초연금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입니다. 현행법은 공무원이나 군인, 사학 및 우체국 연금을 받는 사람들을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일괄 제외해 왔는데요. 2014년 제도 개편 당시 직역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높다는 이유로 배제되었지만, 실제로는 월 100만 원 미만의 저연금을 받는 퇴직 공무원이나 군인들이 상당수 존재했습니다.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 이하임에도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 직역연금 관련 미수급 노인은 약 40만 3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일본이나 영국, 스위스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직역연금 수급 여부 자체를 기초연금 배제 사유로 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제도 개선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하반기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관계 부처와 세부 방향을 조율한 뒤, 올해 연내 법 개정을 거쳐 2027년부터 시행할 방침입니다.
모두를 위한 노인 복지의 균형점
기초연금이 2008년 도입된 이후 18년간 '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이 유지되면서 구체적인 산출 근거가 부족하고 중산층 수준의 소득을 가진 노인까지 포함되는 등 비효율성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번 개편은 이런 문제를 바로잡으면서도 기존 수급권을 보장하려는 정부의 고심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기준중위소득 100% 적용만으로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집중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기준을 70%나 50%로 단계적으로 낮추거나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연도 출생 집단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출생 연도에 따른 차별 논란이 쟁점으로 남아 있어 정부는 하반기에 최종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결국 노인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면서도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균형을 찾는 일이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