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에 달궈진 도시, 온열질환자 속출
2026년 8월, 서울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며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폭염중대경보가 수도권과 강원도까지 발효되는 가운데, 하루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49명으로 집계되며 올해 최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극한 더위는 이제 일시적인 천재가변을 넘어 일상적인 재난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취약계층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쪽방촌 주민과 독거노인 등 냉방 시설이 열악한 실내 공간에서의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일 최고기온이 38도를 넘는 날에는 자택 내 온열질환자 비율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외 활동이 자제되면서 오히려 환기가 안 되는 좁은 공간의 열기가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냉방 사각지대에 갇힌 취약계층
사실 폭염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쪽방촌 주민들은 건물 전체의 열기로 인해 냉방기조차 제대로 가동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온열질환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80대 이상 고령층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극한 폭염이 지속될수록 냉방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생명 안전은 더욱 심각한 위협에 노출됩니다.
산업현장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근로복지공단이 승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195건에 달하며, 사망자도 20명이나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야외 작업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업종별 작업 중지 기준이나 안전 수칙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후 대응 넘어선 근본적 인프라 재설계 필요
반대로 정부와 사회의 대응은 여전히 사후 응급 처방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방위 대응체계 가동을 지시했지만, 실질적인 예방 대책보다는 응급 상황 발생 후의 조치가 대부분인데요. KBO 역시 관객과 선수들의 건강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경기를 취소하는 등 뒷북 대응의 한계를 보였습니다.
물론 단기적인 대책도 중요합니다. 다만 극한 폭염을 기후이변이 아닌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우선입니다.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녹지와 수변 공간 확보, 바람길 확장 등 도시 설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전력 수급 체계 점검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전 예방 중심의 재난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더 이상의 뒷북 대응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