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연단에 오르자 벌어진 일
2026년 9월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단에 올랐습니다. 연설이 시작되기 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팔레스타인 등 중동과 아랍 국가 대표단 수십 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떠났는데요. 유엔 총회에서 이렇게 많은 대표단이 집단으로 퇴장한 건 이례적인 일로,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을 보여줬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떠나는 대표들을 "도덕적 겁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연설의 핵심은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세기의 거짓말"이라며 반박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세기의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숨진 사실을 근거로 들면서 "우리가 막지 않았다면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스라엘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미국인 4만 명이 하루 만에 학살당한 것과 같다는 비유도 내놨습니다.
반대로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세로 최소 7만 3,92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집계합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양측의 수치와 해석이 극명하게 갈리는 셈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시설 공격도 "가장 쉬운 결정"이었다고 표현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장 위대한 파트너"라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거리에서는 다른 목소리
유엔본부 밖에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유대계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가 주최한 시위에는 약 200명이 참여해 "폭탄 말고 사람에게 돈을",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같은 문구를 내걸었는데요. 경찰이 해산을 명령했지만 시위대가 교차로를 계속 점거하면서 최소 30명에서 100명 이상이 체포됐습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수전 서랜던과 에미상 수상 배우 해나 아인빈더도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됐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아온 서랜던은 이번에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같은 날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은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범죄자"라 규정했고, 프랑스와 영국 정상도 이스라엘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