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빛 하늘, 수 주째 이어진 연무
싱가포르와 자카르타가 수 주째 산불 연무에 갇혀 있습니다. 싱가포르 서부의 대기오염지수(PSI)는 10월 18일 한때 230까지 올라 '매우 건강에 좋지 않은' 단계에 들어섰는데요.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변하고 주민들이 기침을 호소하자 환경청(NEA)은 야외 활동을 줄이라고 권고했습니다. 관광지와 호텔도 야외 일정을 실내로 바꿨습니다.
원인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의 산림과 이탄지 화재입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소실 면적은 191만6천588헥타르로 서울 면적의 32배에 달합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8% 넓고, 201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입니다. 엘니뇨 건기와 겹친 데다 이탄지 화재라 진화가 더딥니다.
정부 대응과 현장의 목소리
싱가포르는 연무 대응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기질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재택 학습으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워터 미스트 179대를 가동하고 의료기관 367곳을 비상 체제로 돌렸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항공기 47대와 소방관 6만 명을 투입했고, 97개 기업을 수사하며 책임 규명에 나섰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10월 20일 자카르타에서 산불 예방과 신속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주변국 지원을 받아들이고 인력과 장비를 대규모로 투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외교적 온도차와 남은 숙제
연무가 국경을 넘으면서 외교적 긴장도 커졌습니다. 싱가포르는 '국경 연무 오염법'으로 인도네시아 기업 10곳에 통지서를 보내고 법적 조치를 검토 중입니다. 말레이시아는 항공기 3대와 인력 52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산불 면적을 아직 산정 중이라며 전체 수치 공개에 신중합니다.
전문가들은 남서 계절풍이 연기를 싱가포르로 운반하고, 11월 중순부터 12월 초 북동 계절풍이 불면 대기질이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이탄지 화재는 완전 진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산불 예방과 단속, 주변국 협력 체계를 어떻게 실효성 있게 만들지가 동남아의 남은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