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발표 나흘 만에 '재검토'…청년·투자자 반발에 정부 발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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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0일 오전 12:32

발행: 2026년 8월 9일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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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청년층과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ISA 개편안은 계약 기간 제한과 해외 ETF 제외 등으로 자산 형성 통로를 좁혔고,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적어 실효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의 정책 설계 능력과 일관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48시간 만에 뒤집힌 세제 개편안

정부가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이 불과 나흘 만에 전면 재검토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7일 참모 회의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강하게 질타하며 원점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인데요. 대통령의 지시는 청년층과 개인 투자자들이 거센 반발을 쏟아낸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문제가 된 ISA 개편안은 기존 계좌의 혜택을 상당 부분 뒤집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계약 기간을 기존 무기한에서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은 납입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는 이월 제도도 폐지하려 했죠. 여기에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과 펀드로 좁히면서 해외 ETF 투자가 제외된 점은 이른바 서학 개미들의 큰 불만을 샀습니다.

결국 정책 발표 나흘 만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뒤집으면서, 정부의 정책 설계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

이번 반발이 단순한 세제 혜택 축소를 넘어선 이유는 ISA가 청년층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ISA는 2016년 출범 이후 예금과 주식, 펀드를 한 계좌에서 운용하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특히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청년들은 납입 한도 이월과 무기한 계약 연장을 통해 삶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자금을 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은 이런 유연성을 대폭 없애면서 청년들의 자산 형성 사다리가 붕괴된다는 절망감을 키웠습니다. OECD는 이미 청년의 수도권 진입 기회가 부모 경제력에 좌우된다고 진단했고, 서울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 가능한 주택 비율은 10년 사이 32%에서 7%로 급락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청년 고용률은 2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어, 절세를 통한 자산 모으기마저 어려워지는 상황에 청년들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겁니다.

당정의 대응 방식 역시 공감 능력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당 중진 의원이 폐버스를 리모델링한 버스 하우스를 청년 주택으로 제안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접근으로 지적됐고, 디딤돌 대출 한도를 줄였다가 6주 만에 되돌리는 일관성 없는 모습도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정부가 청년 문제를 부수적인 사안이 아닌 국가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실효성 논란과 정치적 파장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허술한 설계로 논란이 됐습니다. 정부는 PBR이 업종별 하위권인 기업을 추정 대상으로 삼아 과세 평가 기간을 연장하고 30%를 할증 과세하려 했는데, 적용 대상이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 약 130개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국회에서 논의된 1,300여 개 기업의 10분의 1 수준으로, 당장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규제를 회피할 허점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 역시 4,000건이 넘는 국민 의견이 접수되며 보완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실거주 예외 인정 범위를 육아나 가족 돌봄, 리모델링 공사 기간까지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요. 정부는 갭투자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구윤철 부총리는 불가피한 사유는 시행령 개정 시 신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여야의 공방도 가엾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ISA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생산적 금융 부분만 선택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인데,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선 발표 후 번복을 아마추어적이라 비판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습니다. 정책의 속도를 앞세우다 부작용을 뒤늦게 수습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국정 운영의 일관성과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