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하는 청년들
청년 고용 지표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9월 고용동향을 보면 15세에서 29세 취업자 수는 14만7000명 줄어 47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률은 44.0%로 2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은행이 10월 발표한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과제' 보고서도 같은 방향입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청년 패널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취업을 원한 미취업 청년 가운데 87.9%가 1년 안에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60%는 실업이나 비경제활동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첫발을 떼려는 청년들에게 노동시장의 문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입니다.
경력직 선호와 줄어든 신규 채용
배경에는 신규 채용을 줄이는 산업 구조가 자리합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이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 가운데, AI 확산으로 기업들이 초급·기초 업무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흐름이 커졌습니다. 25세에서 29세 청년 1000명당 첫 직장 상용직 입직자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48명에서 최근 45명으로 줄었지만, 경력 입직자는 같은 기간 102명에서 121명으로 늘었습니다. 신규 인력의 문은 좁아지고, 경력을 쌓은 사람에게 기회가 몰리는 구조입니다. 청년 실업률은 2022년 6.4%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6.6%로 올랐고, 고용률은 46.6%에서 43.7%로 2.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장기화 우려와 정책 과제
이 같은 흐름이 길어지면 경기 회복 뒤에도 청년 고용이 살아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 취업 빙하기를 겪은 세대가 중년이 되면서 히키코모리와 8050 문제를 안았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이력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연구진은 반도체 성장 효과를 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으로 넓히고, AI 시대 직무 수요에 맞춘 교육과 산업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고용보호와 유연성의 균형을 맞추면서 인턴과 실무교육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습니다. 청년 고용은 단기 대책만으로 풀기 어려운 만큼,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을 함께 손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