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가 보낸 경고
네팔의 발렌드라 샤 총리가 유엔총회에서 지난 8월 히말라야 대홍수를 “세계에 보내는 경고”라고 규정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빙하와 영구동토를 녹여 고산 생태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재난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네팔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1% 미만이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난으로 최소 1,400명 이상이 숨지고 6,600명 넘게 실종됐습니다. 네팔 정부는 피해·손실액을 약 3조6천억원, 재건비를 약 6조3천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국내총생산의 약 10%에 달합니다. 샤 총리는 복구 비용을 빚으로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며 무상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빙하 붕괴가 만든 복합 재난
사건은 8월 26일 해발 5,200m 랑탕 리룽 북사면이 무너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암석과 빙하가 계곡으로 질주했고, 토석류와 물이 뒤섞여 거대한 홍수로 번졌습니다. 평면처럼 보이던 지형 아래 숨어 있던 얼음층이 붕괴 충격으로 긁혀 나오면서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겁니다.
기존 홍수 예경보는 강수량과 수위에 주로 의존해 이런 재난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빙하 후퇴와 영구동토 변화, 암빙 붕괴, 토석류, 홍수가 사슬처럼 이어졌지만 각 단계는 따로 감시돼 왔습니다. 비두르 일대에서는 주택 7,570채가 파손되고 3만2,933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도로와 교량, 농경지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기후 불평등과 청년들의 목소리
샤 총리는 네팔·인도·중국이 위성 자료와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빙하호를 공동 감시하는 ‘히말라야 기후 회복력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최대 1억7천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지만, 유엔 특별 기금은 2천만 달러를 잠정 배정하는 데 그쳤습니다.
네팔 청년들은 ‘기후 보상’과 ‘배상’을 요구합니다. 11세 때 빙하 호수 범람으로 집을 잃었다는 타시 라솜 같은 이들은 배출국이 피해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정이 아니라 실질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이번 유엔 연설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 더 또렷하게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