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조6천억 원, 475% 급증한 국경범죄
지난해 우리나라를 넘나드는 국경범죄 규모가 무려 4조 6113억 원에 달했습니다. 경찰청과 관세청이 집계한 이 수치는 전년 대비 무려 475%나 급증한 것으로, 하루 평균 약 126억 원 상당의 불법 자금과 물품이 국경을 통과했거나 통과하려 시도된 셈입니다. 총 적발 건수도 2366건으로 전년보다 15% 늘어나, 단순히 금액만 큰 것이 아니라 사건 자체도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국경을 오가는 사람과 물자의 흐름이 늘어난 데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범죄 수법이 등장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마약·총기·자금세탁…다양한 유형의 초국가적 범죄
국경범죄의 내용을 살펴보면 마약, 총기, 범죄자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마약류 밀수는 228톤(약 3168억 원 상당)이 적발됐고, 불법 총기도 1256정이 걸렸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범죄자금의 불법 유출입으로, 228건에 달하는 사건에서 3조 1681억 원이라는 거액이 오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탈세나 불법 도박 자금 등의 해외 반출, 또는 해외에서 조성된 자금의 국내 반입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또한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전자제품이나 생활용품 같은 안전 위해 물품 밀수도 882건이나 발생해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두드러지는 현상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한 새로운 범죄 양상입니다. AI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된 불법 촬영물의 유포나, AI 음성 변조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디지털 범죄는 국경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쉽게 넘어서기 때문에 단속과 수사에 더 큰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범죄자들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점점 더 정교하고 은밀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AI 기반 감시·국제 공조로 맞서는 정부
이에 맞서 경찰청과 관세청 등 유관 기관들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은 ‘국경 범죄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집중 단속을 진행했고, 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검거율을 15%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습니다. 관세청 역시 이명구 청장 주재로 대응현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제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핵심 전략은 AI 기술로 범죄를 막는 것입니다. AI 기반의 감시 및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마약 밀수 루트를 예측하거나, 의심스러운 금융 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제 협력도 중요한 축입니다. 해외에서 제조된 마약이 국내로 유입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외국 수사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불법 자금 흐름을 추적해 관련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며 자금 세탁 방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당국은 물리적인 국경 통제와 더불어 사이버 공간과 금융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감시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이 범죄에 이용되는 만큼, 그 기술을 활용한 방어와 예방 시스템의 진화도 함께 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