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첨예하게 맞선 법안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의원 10인이 특정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특정 국가, 국민, 인종을 대상으로 한 혐오 발언에 최대 5년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발의 직후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시작됐습니다.
법안의 핵심은 집단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명시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모욕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 조항을 적용하지 않아, 피해자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게 했습니다.
논란의 씨앗이 된 혐중 집회
양부남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으로 지난 10월 3일 개천절에 열린 혐중 집회를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이 '짱깨송'을 부르고 중국인 개입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례를 지적했는데요, 현행법상 특정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처벌되지만, 집단 대상 혐오 표현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행법의 한계가 혐오 표현의 확산을 부추겼다는 게 주된 논리입니다. 집단을 피해자로 인정할 경우 개별 구성원의 의사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존 조항을 배제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양 의원 측은 이 법안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반미 시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야당 "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재능 대변인은 "민주노총의 반미 시위는 외면하면서 반중 시위만 처벌하려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반미 시위에서 성조기 훼손이나 미국 대사관 방화 사례가 처벌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중잣대를 비판했습니다.
야당은 정부가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고 주장합니다. 개혁신당도 민주당의 과거 행적을 언급하며 비판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법안이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까지 처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당 "혐오는 자유 아닙니다"
민주당 측은 야당의 비판에 맞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타인의 인격을 훼손하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박했는데요, 혐오 표현을 자유로 포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강조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이 비판이 아닌 거짓과 혐오를 퍼뜨리는 언어 폭력에 대한 처벌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 앞에서 벌어진 혐오 시위가 학생들의 학습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합니다. 고민정 의원이 별도로 발의한 '학교 앞 혐오 시위 차단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쟁점
이번 논란은 단순한 여야 대립을 넘어 표현의 자유의 경계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촉발시킬 전망입니다. 법안의 향후 운명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혐오 표현 규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심의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집회 자체를 막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비판 발언까지 범죄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향후 유사한 사안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특정 집단'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는지가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궁극적으로는 혐오 표현의 규제 필요성과 표현의 자유 보장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