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실에서 벌어진 사투
지난 9월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에서 부기장이 비상용 도끼를 꺼내 기장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174명이 탑승한 보잉 737 기내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기장 스미트 마차르는 뒤통수와 손에 부상을 입고 시야가 흐려졌지만, 조종실 문을 열어 승무원과 승객이 들어오게 했습니다.
동료 조종사와 승무원, 승객들이 부기장을 제압하면서 급강하하던 항공기는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공항에 비상 착륙했고 전원이 무사했습니다. 마차르 기장은 최근 스카이뉴스와의 첫 인터뷰에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두 살배기 아이와의 통화가 큰 힘이 됐다며 회복 뒤 다시 조종간을 잡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테러 수사로 바뀐 사건
아랍에미리트 검찰은 20대 오만 국적 부기장이 9월 11일 테러를 모방해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 터미널을 겨냥한 계획적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기장은 이전 두 차례 운항에서 항로와 공항 주변을 익힌 뒤 세 번째 비행에서 범행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습니다.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공범 가능성도 함께 조사 중입니다.
사건 직후 기장은 아부다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두바이 왕세자가 병문안을 오기도 했습니다. 승객 가운데 치과의사가 출혈을 막는 등 기내 대응도 주목받았습니다. 다만 기억이 단편적일 정도로 부상이 컸던 만큼,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추가 사실관계가 드러날지가 관심사입니다.
닫힌 문이 막지 못한 내부 위협
이번 사건은 조종실 보안의 사각지대를 드러냅니다. 9월 11일 테러 이후 조종실 문은 외부 침입을 막도록 강화됐지만, 조종사가 스스로 문을 열거나 내부에서 공격할 경우에는 방어가 쉽지 않습니다. 2015년 독일 저먼윙스 사고도 조종실 안의 내부자가 일으킨 참사였습니다.
항공 보안의 초점이 외부 침입자에서 내부자 위협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승무원과 승객의 협력이 참사를 막은 점은 의미가 있지만, 사전에 이상 징후를 걸러내는 절차와 심리 검사, 기내 대응 훈련을 어떻게 보강할지는 남은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