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탄압인가, 원칙 문제인가
송영길 의원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뜨거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지만, 당규상 피선거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후보 등록이 불투명한 상황인데요. 이에 이들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상실한 시간이 결격 사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의원은 2023년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탈당했다가 무죄를 받고 올해 2월 27일 복당했습니다. 그런데 후보 등록일인 7월 16일 기준으로 복당 후 6개월이 채워지지 않아 권리당원 자격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규상 입당 6개월과 1년 내 당비 6회 이상 납부가 필수 조건인데, 이 기준을 지키지 못한 셈이죠.
김용 전 부원장의 경우는 더 복잡합니다. 대장동 개발 관련 금품 수수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면서 계좌 동결 등으로 당비를 납부하지 못했습니다. 550일간의 수감 생활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건데요. 두 후보 측은 이를 두고 검찰이 빼앗은 시간이라며 예외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도 엇갈린 시선
이번 논란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첨예한 의견 대립을 낳고 있습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SNS를 통해 두 사람의 사정이 당원들이 인정할 만한 예외 사유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예외 절차를 허용하지 않는 건 가혹한 비동지적 처사라며 후보 등록 허용을 호소했습니다.
반면 친정청래계를 중심으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원만한 조치를 당 지도부에 요청하면서도, 당무위 소집에 반대하는 측의 입장도 존재합니다. 결국 당규 해석을 두고 민주당의 법치와 연대 사이에서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겁니다.
당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갔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당무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해야 할지, 아니면 원칙대로 밀고 갈지를 두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칙과 공감대 사이
이번 사태는 민주당이 안고 있는 딜레마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당원들의 단결이 중요한 시점에 검찰 탄압을 받은 동지를 외면할 수 없다는 감정적 공감대가 있는 반면, 당규라는 원칙을 어기면 선거 공정성과 당의 자치 규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송영길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선 필승카드를 자처하며 희생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선 패배 후 사퇴, 서울시장 출마, 계양을 지역구 양보, 329일 수감 생활 등을 언급하며 당심을 공략하고 있는데요. 이런 서사가 당원들에게 어필할 경우, 단순한 당규 해석을 넘어 정치적 판단의 영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무위원회의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이번 논란은 민주당의 전당대회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원칙을 지키느냐, 아니면 동지애를 우선으로 두느냐는 선택은 결국 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