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에 감긴 채 발견된 다리
지난 6월 10일 오후, 인천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 붕대에 감긴 사람의 왼쪽 다리 일부가 나왔습니다. 발 크기 210mm, 무릎에서 발뒤꿈치까지 길이는 41cm로 확인되었는데요. 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피해자의 신원과 시신이 어떻게 센터 안으로 유입되었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다리의 성장판이 닫혀 있다는 점을 근거로 피해자를 키 161~165cm의 성인으로 추정했습니다. 초기에는 발 크기가 작다 보니 학생일 가능성도 염두에 뒀지만, 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수사 대상에서 미성년자는 제외되었습니다. 당연히 경찰은 신속한 신원 확인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DNA와 CCTV, 수사의 끈을 놓지 않는 경찰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 인력을 기존 64명에서 38명을 추가 투입해 총 102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습니다. 현재 경인 지역 성인 실종자 가족들을 접촉해 DNA를 채취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시신 DNA와 대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시신 발견 당일 센터로 재활용품을 반입한 22대 차량의 블랙박스와 수거 지역 CCTV를 전수 조사하며 유입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사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일 센터에 반입된 횟수가 34차례에 달하고, 수거 지역도 연수구와 중구, 영종도 등으로 넓게 퍼져 있어서 차량 동선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죠. 게다가 증거견 8마리를 동원해 센터를 수색했지만 다리 외에 추가 신체 부위는 발견되지 않아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23만 국제도시의 오랜 치안 과제
이번 사건은 송도국제도시의 치안 공백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송도의 인구는 23만 명을 넘어섰고, 국제기구와 대형 상업시설, 대학 캠퍼스가 밀짐에 따라 유동인구도 어마어마하게 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도에는 독립된 경찰서가 없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송도경찰서 신설 요구는 2019년부터 7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하거나 심사 대상조차 되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죠. 최근에는 시민단체들이 공동성명서를 내고, 신설이 또 무산될 경우 관계 부처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할 정도입니다.
최근 송도에서는 칼부림 살인미수, 총기 사건, 주거 침입 성폭력 등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신 발견 사건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점에서, 도시의 안전을 책임질 치안 인프라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