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선 붕괴와 역대급 변동성의 한 주
코스피가 하루 만에 다시 7800대로 밀려나면서 시장은 극심한 불안정성을 겪고 있습니다. 6월 1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 넘게 하락한 7899선에 개장했는데요. 이는 불과 하루 전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8000선을 탈환했던 흐름이 단숨에 꺾인 것입니다.
이처럼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면서 한국형 공포지수인 VKOSPI는 사상 처음으로 90선을 돌파했습니다. 6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장중 변동폭이 400포인트가 넘었고,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장세를 두고 조울증에 걸린 것처럼 움직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중동 리스크와 반도체주의 쉼 없는 요동
미·이란 군사적 충돌과 AI 산업의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란이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는 소식에 미국이 보복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당연히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고, 원·달러 환율은 152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여기에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크루소가 활동을 일시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산업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장중 8% 넘게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였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4%대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반면 전날에는 두 종목이 각각 9%와 16% 가까이 급등하며 30만전자와 200만닉스 자리를 되찾았던 터라 투자자들의 혼란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외국인 매도 속 개인의 저가 매수와 시장 전망
외국인의 끊이지 않는 매도세와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저가 매수가 교차하며 시장의 방향성은 더욱 안개 속에 가려진 상태입니다. 외국인은 2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올해 누적 115조 원이 넘는 규모를 매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원화 가치가 약해지고 환차손 우려로 또다시 외국인 매도가 나오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2조 원을 돌파하며 3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10일에만 1조 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37조 원에 육박하면서 추가 하락 시 강제 처분과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시장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5월 CPI 발표와 6월 FOMC 회의, 그리고 중동 정세라는 산을 하나씩 넘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외 변수들이 해소될 때까지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