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열린 다리
2026년 10월 15일,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가 12년 만에 개통됐습니다. 길이 3,026미터의 왕복 4차로 교량인데요. 중국이 22억 위안을 들여 2014년에 완공했지만, 북한 쪽 연결도로와 세관 시설 공사가 미뤄지면서 그동안 통행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개통식에는 김태성 내각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화상으로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냈습니다.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북중 교역의 70% 이상이 이 통로에 걸려 있다는 점이 이번 개통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숫자로 확인된 회복세
교역 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올해 1~9월 북중 무역액은 22억 7,264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6% 늘었습니다. 중국의 대북 수출은 17억 8,907만 달러로 12.1%, 수입은 4억 8,357만 달러로 50.4% 증가했죠. 수입 증가를 이끈 건 가발과 인공 속눈썹 같은 경공업 제품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어서 통계 비중이 커졌다는 게 중국 세관 당국의 설명입니다. 다만 2017년 40억 달러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칩니다. 2020년 코로나19 국경 봉쇄로 바닥을 찍은 뒤 회복 중이지만, 완전한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는 셈입니다.
달라진 배경과 남은 변수
흐름이 바뀐 계기는 6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이었습니다.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으로 전략적 소통과 실질 협력 확대에 합의했고, 7월 박태성 내각총리의 방중과 왕후닝 상무위원장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참관으로 이어졌습니다. 10월 18일에는 강원도 친선대표단이 장쑤성으로 향했고, 9일에는 북러 두만강 자동차 다리까지 열렸습니다. 양무진 교수는 중러가 대북 제재를 직간접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짚으면서, 북한이 이를 선전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관건은 속도입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교가 열려도 단기간에 교역 규모에 맞먹는 물류 수요를 소화하기는 어렵다며, 북한의 수용 능력을 핵심 변수로 꼽았습니다. 단체관광과 관광비자 발급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점도 대규모 인적 교류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다리가 놓인 것과 그 위로 실제 물량이 얼마나 오갈지는 별개의 문제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