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6년 만에 113억 원이 넘는 재산을 증식한 데 이어, 과거 보좌진과 당원들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 성소수자 혐오 발언까지 제기되며 야당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청와대는 도전적인 인사라며 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인사 검증을 포기한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6년 새 113억 증식…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이혜훈 후보자가 5일 공개한 재산 신고액은 175억 7천만 원. 2020년 62억 원에서 6년 만에 약 113억 원이 불어난 수치다. 본인 명의 재산 외에 배우자와 세 아들 재산까지 합산한 금액으로, 서울 반포동 아파트 지분, 세종시와 서울 중구 오피스텔 임차권, 그리고 증권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배우자 명의 증권만 71억 원에 달해 눈길을 끈다.
증식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투기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부는 1992년 해외 체류 중 인천 응봉동 상가 5채를 매입했다가 2009년과 2023년에 매각하며 약 3.8배의 수익을 올렸다. 또 2000년 영종도 잡종지를 매입해 2006년 한국토지공사에 수용되면서 3배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주 의원은 “부동산 매매 차익만 30억 원이 넘는다”며 “송곳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측은 아직 이에 대해 구체적 해명을 하지 않았다.
“소대가리가 너보다 더 똑똑”…갑질·폭언·성희롱 의혹
이후보자의 인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그는 보좌진에게 “소대가리가 너보다 더 똑똑하겠다”는 막말을 했다. 또 보좌진들을 감시하는 ‘5호 담당제’를 운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직 보좌진들은 “갑질이 일상이었다”고 증언했다.
손주하 서울 중구 구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에게 1년 반 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임신 중에도 괴롭힘을 받아 유산 위기까지 갔다”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자가 성희롱 발언을 한 최측근을 비호하고, 지역 숙원사업 예산 삭감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고통을 넘어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였다”는 그의 호소는 야당과 여론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야당은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청문회 앞둔 정치 공방…인사 검증 포기 논란
이재명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기획예산처 장관에 지명하며 “전문성과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이 거세자 청와대 강훈식 실장은 “도전적인 인사”라며 “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특히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검증 단계에서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막 가자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내에 함구령을 내리고 청문회에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의혹이 많다는 이유로 청문회를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살려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박수영 의원은 “피의자가 판·검사에게 전화하는 것과 같다”며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후보자 측은 “인사 전화”라고 해명했다.
인사청문회에선 재산 증식, 갑질·폭언 의혹, 과거 내란 옹호 및 성소수자 혐오 발언 등이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야당의 강력 공세 속에서 후보자의 운명은 해명 여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