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억 손실, 2심도 책임 인정
서울고등법원 민사14-1부는 20일 현대차증권이 정몽구재단에 90억654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면서 2018년 라스베이거스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 펀드 투자로 시작된 분쟁은 2심에서 일단락된 겁니다. 재판부가 주목한 건 손실 규모가 아니라, 투자 권유 과정에서 위험이 제대로 전달됐는지였습니다.
재단은 2018년 현대차증권과 투자일임계약을 맺고 158억7700만원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공사가 멈춰 서면서 151억900만원의 손실을 입었고, 2021년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담보라는 이름의 착시
쟁점은 투자 구조였습니다. 재단이 산 것은 리조트 부동산이 아니라 브리지론의 중순위 대출채권이었습니다. 투자설명서에는 담보인정비율(LTV) 34.3%와 후순위 담보 설정이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 설정된 담보는 차주 지분에 대한 질권이었습니다.
법원은 낮은 LTV 수치만으로는 일반 투자자가 위험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제안서에 '최악의 경우에도 담보 처분 시 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사업이 실패할 경우 회수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점을 설명한 증거는 부족했다는 겁니다.
현대차증권은 재단이 부동산 대체투자 경험이 있고 당시 파악 가능한 위험은 모두 알렸다고 맞섰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남는 질문
고의적 기망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와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감안해 배상 비율은 손실액의 60%로 제한됐습니다.
이번 판결은 금융사가 대체투자 상품을 권유할 때 담보 구조와 회수 순위까지 구체적으로 짚어야 한다는 기준을 다시 확인한 사례입니다. 수치 하나로 위험을 요약해온 관행이 어디까지 통할지, 금융권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