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쿠팡에 21억 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2026년 2월 26일 공개된 이번 제재는 쿠팡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일련의 불공정 행위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쿠팡이 자신의 목표 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납품업체에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고, 대금 지급을 법정 기한보다 늦게 한 데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직매입 상품대금의 법정지급기한을 위반한 첫 번째 제재 사례로 기록되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목표 마진, 납품업체 어깨 위로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납품업체별로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이라는 목표치를 설정했습니다. 문제는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쿠팡이 납품업체에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점입니다. 쿠팡의 최저가 정책으로 자사 마진이 줄어들면, 그 부족분을 납품업체가 채우도록 한 셈이죠. 여기에 더해 매출총이익률(GM) 목표 미달 시에는 납품업체에게 광고비나 '쿠팡체험단' 프로그램 수수료 등을 부담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납품업체가 이를 거부하면 상품 발주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겠다는 암시적 압박이 동반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쿠팡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의 의사를 제한한 불공정 행위로 판단됐습니다.
지연된 대금과 돌려주지 않은 비용
쿠팡의 위반 행위는 가격 압박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2만 5천여 개 납품업체에 대해 2809억 원 상당의 직매입 상품대금을 법정 기한인 60일을 넘겨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최대 233일이나 지연된 사례도 있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지연이자 약 8억 5300만 원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2020년부터 운영한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에서는 고객이 실제로 체험하지 않아 남은 상품 비용 약 5억 3600만 원을 납품업체에 반환하지 않았습니다. 납품업체는 체험단 참여를 위해 서비스 이용료와 상품을 공급했지만, 미소진 상품에 대한 비용은 되돌려받지 못한 겁니다. 공정위는 상품을 인도한 날을 '수령일'로 명확히 규정하며, 쿠팡의 자의적인 검수 지연을 통한 대금 지급 유예를 차단했습니다.
제재의 의미와 남은 쟁점
쿠팡은 이번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할 뜻을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납품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품대금 지급 기한의 기준일을 두고 공정위와 해석 차이가 있는데, 쿠팡은 검수 후 창고 입고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향후 법원에서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이번 과징금 21억 원은 쿠팡의 2024년 매출액(약 36조 원)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대형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수많은 중소 납품업체 보호를 위한 정책적 의지로 읽힙니다. 공정위는 쿠팡에 대해 인기 상품 모방, 부당 내부거래 등 추가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