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혜택 조정도 돌연 중단, 정책 불확실성에 시장 '멍들다'

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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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2일 오전 8:07

발행: 2026년 8월 12일 오전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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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SA 신설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발표 후 재검토되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금투세 폐지 후에도 유지된 ISA 혜택으로 금융 과세 체계가 왜곡되고, 정책 불확실성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ISA 혜택 조정도 돌연 중단, 정책 불확실성에 시장 '멍들다'

최근 정부의 금융 정책 방향이 하루아침에 뒤집히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생산적 금융 ISA' 신설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인데요. 발표 나흘 만에 이재명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가 내려지면서 정책의 존재감 자체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드러난 뒤에야 뒤집는 방식은 수정이라기보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행보입니다. 시장은 이미 충분히 예민한 상황에서 정부의 행보를 따라가기에 버거워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원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앞두고 투자자 반발을 줄이기 위한 당근책으로 시작했습니다. 2020년 당시 정부는 ISA 납입한도를 1억원으로 늘리고 이자·배당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줬으며, 주식 직접 매매까지 허용했습니다. 증권거래세도 기존 0.25%에서 0.15%까지 낮추는 파격적인 조치가 뒤따랐죠.

하지만 2024년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이런 혜택을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제도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오히려 주식 양도소득 과세가 사실상 면제된 상태에서 ISA 혜택까지 겹치면서 금융 과세 체계는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증권거래세를 0.2%로 되돌리는 등 과세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ISA 혜택 축소안은 투자자 반발에 부딪혀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로 사실상 좌초되었습니다.

당근책이 남긴 과세의 그림자

금투세가 사라진 뒤에도 ISA의 파격적인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세금 체계의 왜곡은 심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주주를 제외한 일반 투자자의 주식 양도소득은 과세 대상이 아니게 되었고, ISA와 배당소득 분리과세까지 더해지면서 금융 소득에 대한 과세가 사실상 공백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런 상황은 근로소득에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일반 가계와의 형평성을 크게 해치고 있습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도 지적했듯, 증시 부양이라는 명목 아래 국내 금융 과세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은 공정 과세 원칙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당장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제도를 유지하다 보면, 나중에는 더 큰 구조적 모순을 안게 되는 것이죠. 세금은 소득이 있는 곳에 부과된다는 기본 원칙이 흔들리면서, 세제 개편의 공정성 논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컨시스턴시'가 경쟁력이다

정책이 잘못되면 수정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발표 전 충분한 검토 없이 시장 반발이 일고 난 뒤 대통령이 직접 질책하며 뒤집는 과정이 반복되면, 그 피해는 정책 내용을 넘어 신뢰도에 직접 타격을 줍니다.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면 기업들은 장기 투자를 망설이고, 투자자들은 더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하게 됩니다. 결국 자본조달 비용은 오르고 기업 가치에는 할인 요인이 붙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국가 경쟁력은 단순히 낮은 세율이나 화려한 정책 쇼케이스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일관된 운영에서 나옵니다. 정부가 시장과 국민에게 충분한 적응 시간과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때, 비로소 신뢰라는 자산이 쌓이게 됩니다. 앞으로 정책 입안 과정에서 시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원칙을 세우는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