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의 끝에 찾아온 이별
소설가 이외수 작가의 부인 전영자 여사가 지난 7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72세. 그는 미스 강원 출신으로 1976년 이외수 작가와 결혼한 후 40년 넘게 남편의 곁을 묵묵히 지켜왔는데요, 이번 소식은 문학계와 대중에게 큰 슬픔을 안겼습니다.
류근 작가는 SNS를 통해 "또 한 시대 문을 닫는다"며 애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전영자 여사의 빈소는 춘천 호반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6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유족으로는 영화 '덕혜옹주' 각본가인 장남 이한얼 씨와 차남 이진얼 씨, 그리고 며느리들이 남았습니다.
작가의 아내로서의 천직
전영자 여사는 2006년 EBS '다큐 여자'에 출연해 "남편의 천직이 글쓰기라면, 작가 이외수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 역시 나의 천직"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외수 작가가 글을 쓰는 동안 그는 생계를 위해 쌀을 빌리러 다니는 등 어려운 시절을 함께 헤쳐나갔죠.
그의 헌신은 단순한 내조를 넘어 자신의 정체성과 깊이 연결된 선택이었습니다. 춘천의 한 다방에서 DJ로 활동하던 이외수 작가를 만나 인연을 맺은 후, 평생을 남편의 문학 세계를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습니다.
졸혼, 그리고 다시 찾은 사랑
2018년 말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졸혼'을 선언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졸혼은 법적인 이혼 절차 없이 부부 관계를 정리하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였는데요, 전영자 여사는 당시 건강 악화로 인해 자신의 삶을 찾고 싶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3월 이외수 작가가 뇌출혈로 쓰러지자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그는 졸혼을 종료하고 다시 남편의 곁으로 돌아가 헌신적인 병간호를 이어갔습니다. 이 선택은 단순한 책임감을 넘어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었죠.
마지막까지 이어진 동행
이외수 작가가 202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영자 여사는 변함없이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이외수 작가의 사망 후에는 춘천에서 홀로 생활하며 남편과의 추억을 간직해왔습니다. 아들 이한얼 씨는 어머니가 평생의 반려자를 잃은 후 큰 외로움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전영자 여사의 삶은 한국 문학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단순한 작가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남편의 문학 세계를 지지한 동반자였습니다. 그의 별세는 한 시대를 함께한 부부의 마지막 장을 닫는 순간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헌신과 사랑의 모습은 계속해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