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 양극화 앞에 내민 역대 최대 인상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올해보다 6.7%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2015년 산정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인데요. 4인 가구 기준으로는 기존 649만 4,738원에서 692만 9,885원으로 약 43만 5천 원이 오르고, 1인 가구는 256만 4,238원에서 273만 6,042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번 인상의 배경에는 최근 심화되는 K자형 양극화와 저소득층의 생활 여건 악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보면 상위 20%는 5.1%를 기록한 반면, 하위 20%는 1.9%에 그쳤는데요.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적자 규모도 지난해 4분기 43만 8천 원에서 올해 1분기 51만 9천 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인상을 통해 어려운 국민의 생활을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달라지는 산정 방식과 복지 급여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역대 최대 인상과 함께 6년 만에 이루어진 산정 방식 개편입니다. 기존에는 가계금융복지조사의 과거 자료를 주로 활용했는데, 시차가 최대 5년까지 발생하고 변동성도 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을 기본으로 삼되,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등 최신 경제 지표를 반영해 보정하는 방식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새로운 방식에 따라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의 선정 기준과 지급액도 함께 조정되었습니다. 생계급여는 기준 중위소득의 32% 이하 가구에게 지급되는데, 4인 가구 기준 최대 지급액은 기존보다 약 14만 원 오른 221만 7,563원이 되었습니다. 주거급여의 임차료 지원 상한액도 가구원 수와 지역에 따라 월 1만 2천 원에서 5만 원까지 인상되었는데요. 앞으로 3년간 새 산정 방식이 적용되며, 복지 혜택의 현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전히 남은 소득 격차 논란
정부의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일부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실제 소득과 기준 중위소득 사이의 격차가 최대 28.22%에 달한다며, 재정 부담을 이유로 한 자의적 조정이 취약계층의 불안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최신 실측치를 기반으로 한 산정 체계의 전면 개편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인상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올해 중 수립될 제4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통해 부양의무자 제도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소득 기준의 현실화만큼 제도적 뒷받침도 뒤따라야 하는 과제입니다.
2027년 기준 중위소득 인상은 저소득층을 향한 의미 있는 보호 조치로 평가됩니다. 다만 산정 방식의 적정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