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통합 돌봄인가
‘돌봄 통합지원법’이 4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전국의 지자체들은 새로운 준비에 한창입니다. 법의 핵심은 의료, 요양, 일상 돌봄 등 분리되어 있던 서비스를 지역사회 안에서 하나로 묶어 시민에게 연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광주시가 퇴원 환자 연계사업에 적극 나서고, 남해군이 민간 돌봄기관과 손을 잡는 것도 모두 이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단순한 복지 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고령화와 맞벌이 가구 증가라는 사회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 재편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접근법, 같은 목표
법의 기본 골격은 같지만, 지자체별 추진 전략은 현실 여건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광주시는 행정력에 무게를 둡니다. 시 차원의 ‘통합 돌봄 전담반’을 신설하고 모든 읍면동에 ‘통합지원 창구’를 설치해 시민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지역 내 주요 의료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퇴원 과정부터 돌봄 서비스로의 연결고리를 공식화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는 병원 밖으로 나간 이후의 관리 부재를 우선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반면, 경남 남해군은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합니다. 재가복지센터, 돌봄연구소, 자활센터 등 4개 전문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유기적 연계’를 강조했습니다. 군 단위에서는 행정 인력과 예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기존 지역 자원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전략을 택한 겁니다. 창원시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정책 논의가 뜨겁습니다. 예비후보가 ‘창원형 통합돌봄’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독립 전담 조직 신설과 생활권 돌봄 거점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통합 돌봄이 이제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지자체 정책 역량과 비전을 가르는 핵심 평가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남은 과제와 진정한 성공 조건
제도가 출발선에 섰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도 분명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입니다. 통합 돌봄은 방문 간호, 생활 지원, 정서 돌봄 등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인데, 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창원에서 제기된 ‘공공 돌봄 종사자 처우 개선’ 과제는 이 문제의 본질을 찌릅니다. 열악한 근무 조건과 낮은 임금으로는 질 좋은 서비스와 인력 유지 모두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성패 요인은 ‘주민의 참여’입니다. 돌봄 서비스의 최종 수혜자이자, 때로는 옆집을 돌보는 주체가 될 수도 있는 주민들이 시스템에서 배제된다면 한계가 명확합니다. 몇몇 지자체에서 언급한 ‘마을 돌봄공동체’ 구축은 이런 점에서 중요한 보완재가 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통합 돌봄의 성공은 화려한 행정 시스템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집 현관까지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도달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법 시행을 시작으로 각 지자체의 다양한 실험이 축적되면, 한국 사회만의 지속 가능한 돌봄 모델을 찾는 길도 보다 분명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