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경찰 판단과 의문의 사인
제주에서 실종된 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사망 경위를 둘러싸고 경찰 내부조차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당초 경찰 수뇌부는 범죄 피해 흔적이 없다며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죠. 하지만 국가수사본부는 시신 부패로 사인을 알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부검 결과 목뿔뼈인 설골이 부러진 점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자살로 인한 설골 골절 확률은 10~20%에 불과하지만 타살인 액살이나 교살의 경우 75%에 달한다는 학술 연구 결과 때문이죠. 가시가 많고 야간 접근이 어려운 사유지 농장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드러난 수사 기관의 적폐
사건을 더욼 충격으로 몰고 간 건 실종 수사를 허위로 종결한 부 경장의 존재입니다. 이 경장은 무려 235건의 실종 사건을 임의로 해결 처리했는데, 이는 다른 팀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심지어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거나 삭제한 사건만 63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성인 실종 사건을 가출인으로 분류해 영장 없는 위치 추적이나 강제 수사가 어렵다는 제도적 맹점이 이런 적폐를 만든 셈이죠. 이런 구조적 한계 탓에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어 왔고, 부 경장은 결국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진실 규명과 제도 개혁의 과제
이제 남은 과제는 의문을 쫓아 진실을 규명하는 일입니다. 실종 당일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한림항과 시신 발견 장소 사이 20km의 거리 차이 역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합니다. 통신 전문가의 검증 없이 타살을 배제하는 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포렌식이 완결되기 전까지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성인 실종법 제정과 수사 체계 전반의 재정비가 시급합니다. 한 명의 생명이 사라지는 데 제도적 사각지대가 방치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