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몽골 잇단 외교, 실익 중심의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친 지 불과 17일 만에 나토 정상회의와 몽골 국빈 방문을 위해 다시 출국합니다. 7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의 일정에는 K방산 협력 확대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라는 두 가지 실용적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눈에 띄는 건 외교의 무게중심이 안보 협력과 경제적 실익으로 명확히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나토 무대에서는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회원국들을 상대로 K방산의 유럽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몽골에서는 리튬과 희토류 등 핵심 원료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이번 몽골 방문은 15년 만의 국빈 방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몽골이 풍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라면서, 이번 기회를 한반도 평화와 북한과의 대화 재개 모색의 장으로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핵심광물이 '경제안보'가 된 배경
한국의 광물 수입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배터리, 반도체,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33종 중 몰리브덴, 납, 아연을 제외한 30종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전체 광물 수요의 약 95%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군산 희소금속 비축기지를 2031년까지 현재의 3배 규모로 확대하고, 새만금에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조성하는 등 비축 체계를 강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단순 비축만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확산되면서, 자원 보유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EU, 일본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EU는 120억 유로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일본은 '중앙아시아 플러스 일본 대화'를 통해 5년간 3조 엔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주요국들은 이미 자원 외교에서 선점 경쟁에 나선 상황이죠.
한몽 '황금시대' 선언과 K방산의 유럽 도전
이번 순방의 핵심 성과로 기대되는 것은 9일 예정된 한몽 정상회담입니다.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단순 구매 계약을 넘어 가치사슬 구축과 전략적 협력으로 관계를 격상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대통령은 나토 방위산업포럼 '공동의 가치, 더욱 강한 산업기반'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K방산 협력 확대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나토 측은 2024년부터 한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을 초청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글로벌 안보 불안으로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증액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나토 무대가 K방산 유럽 시장 확대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몽골 측에서도 '한몽 비즈니스 포럼'을 열어 기업 간 경제 교류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외교와 경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번 순방의 성과는 빠르면 7월 중순 가시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