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멈춘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8월 21일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오전·오후 조 각각 8시간씩 총 16시간 가동 중단되면서 하루 약 7,360대, 3,340억 원 상당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누적 생산 차질이 5만 5천 대를 넘고 매출 손실도 2조 3천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분쟁을 넘어 국내 주요 제조업의 구조적 갈등을 보여주는 사안으로 풀이됩니다.
순이익 30%를 요구하는 노조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안건은 기본급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또한 상여금 750~800% 인상, 정년 65세 연장, AI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해고자 복직까지 포함되어 있어 사측과의 간극이 상당한 상황입니다. 현대차는 기본급 8만 9천 원 인상과 성과급 350%에 1,000만 원, 자사주 15주 지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N% 성과급 갈등은 최근 SK하이닉스 노사 합의 이후 포스코, 삼성전자 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노조는 격려금 600%를 요구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고, 삼성전자 동행도 반도체 부문과의 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신규 채용을 줄이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과급이 월 통상임금 대비 100%포인트 증가할 경우 정규직 신규 채용이 3.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산업으로 번지는 갈등
노조는 24일과 25일 각 조 4시간씩 부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며, 사측이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25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추가 파업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사측은 정년 연장은 정치권의 법 개정 논의가 선행돼야 하고 해고자 복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현대차는 해외 생산 확대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50만 대에서 2028년 최대 80만 대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 공장 비중을 늘리며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히는데요. 노사 간의 대립이 계속될수록 국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해결 방향에 업계 전반이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