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메달 기회를 놓치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에서 한국 휠체어컬링 혼성 4인조 대표팀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4-7로 패배했습니다. 이번 패배로 한국 팀은 2010년 밴쿠버 대회 이후 16년 만의 패럴림픽 메달 획득 기회를 놓쳤습니다. 남봉광, 방민자, 양희태, 이현출, 차진호 선수로 구성된 팀은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을 펼쳤는데요.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가족을 비롯해 많은 한국 관중이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을 보냈습니다. 특히 믹스더블에서 은메달을 딴 백혜진 선수가 남편 남봉광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도 포착되면서 감동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팀은 초반부터 팽팽했던 흐름을 중반에 잃으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엔드에서 스웨덴에게 선취점을 내주었고, 4엔드에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전반전을 2-3으로 마쳤습니다. 후반 6엔드에서는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에 2점을 더 내주며 2-5로 벌어지는 위기를 맞았죠. 7엔드에서 한국은 남봉광과 양희태 선수의 활약으로 2점을 만회하며 4-5까지 추격했지만, 마지막 8엔드에서 스웨덴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하고 추가로 2점을 실점하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선수들의 아쉬움과 ‘다음’을 향한 의지
경기 직후 선수들은 패배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스킵을 맡은 이현출 선수는 "여러모로 부족했는데, 특히 내가 부족했다"고 자책했고, 2018 평창 패럴림픽에도 출전했던 방민자 선수는 "8년 전과 상황이 비슷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남봉광 선수는 믹스더블 은메달리스트인 아내 백혜진 선수의 뜨거운 응원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곧바로 미래에 대한 도전 의지로 이어졌습니다. 방민자 선수는 아픔을 잊지 않겠다고 하면서 "다시 도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고, 양희태 선수는 "힘들고 괴롭지만 컬링이 제 인생"이라며 계속할 것을 밝혔습니다. 남봉광 선수도 다음 대회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는데요. 선수들의 이런 반응은 단순한 패배의 좌절이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장한 한국 컬링의 현재와 미래
비록 동메달은 놓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 휠체어컬링이 보여준 성과는 의미가 있습니다. 혼성 4인조 팀은 4강에 진출했고, 믹스더블에서는 이용석-백혜진 조가 은메달을 획득하며 16년 만에 패럴림픽 메달을 다시 한국에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두 종목 모두에서 4강이라는 기록은 한국 컬링의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을 입증하는 대목이죠.
이러한 발전 뒤에는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1년에 약 250경기에 가까운 국내 리그전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과 전략을 다져왔습니다. 이 같은 높은 강도의 리그 참여는 세계적인 강팀들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결국 이번 패럴림픽은 한국 휠체어컬링이 세계 정상급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시켜 주는 무대였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경험과 아쉬움을 바탕으로 마지막 한 걸음을 더 내디디는 것입니다. 선수들은 이미 다음 도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4년 뒤를 향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 셈인데요, 국내 리그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젊은 선수들을 발굴한다면, 다음 대회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