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우호적 분위기 속에도 엇갈리는 의제…어디로 향할까

대조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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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6년 1월 6일 오후 5:01

발행: 2026년 1월 6일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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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도 양국이 강조한 의제는 달랐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한한령·서해 구조물 문제를, 중국은 항일·대만 문제·미국 패권주의 공동 대응을 내세웠다. 민감 현안은 점진적 해결 방향만 합의했고, 경제·문화 협력은 진전됐다. 시 주석의 '역사의 올바른 편' 발언은 압박으로 해석되나 한국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중립적 경제 중심 접근을 평가했다. 신뢰 쌓기와 실무 협의가 앞으로의 과제다.

한자리 앉은 두 정상, 눈길은 서로 다른 곳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15개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을 선언한 자리다. 그러나 양측이 강조한 내용은 뚜렷하게 달랐다. 한국 측은 ‘한반도 평화’, ‘한한령 해제’, ‘서해 구조물 문제’를 꼽았다. 반면 중국 측 발표문에는 ‘항일’, ‘대만 문제’,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공동 대응’이 담겼다. 이런 차이는 양국이 각자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많음을 보여준다.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중국은 압박, 한국은 해석 경계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베네수엘라 사태와 대만 문제 등에서 한국에 중국 편에 설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2020년대부터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해왔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중국이 항상 하는 말 중 하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외교가들은 중국의 압박 의도가 담겼다고 본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가까이서 만날수록 풀리는 한중 관계”라며 셀카 외교로 훈훈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경주 APEC에서 시 주석이 선물한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친밀감을 강조했다.

민감 현안, 구체적 진전은 아직…문화·경제는 점진적

민감한 현안들은 뚜렷한 해법 없이 ‘점진적’ 접근만 합의됐다. 한한령 문제는 실무 협의를 통해 수용 가능한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케이팝 공연 재개는 언급되지 않았다. 서해 구조물 문제는 차관급 해양경계 획정회담을 올해 안에 개최하기로 노력한다는 수준이다. 중국의 불법조업 문제는 계도와 단속 강화를 당부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기술혁신 MOU 15건이 체결됐고, ‘벽란도 정신’을 내세워 미래 협력 의지를 다졌다. 문화 교류는 바둑, 축구 등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판다 추가 대여도 논의됐다.

일본 언론은 "한국, 중립 고심하며 경제 중시"

일본 언론들은 한중 정상회담을 주목하며,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과 중국과의 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등은 시 주석이 한일·한미일 분열을 노렸지만, 이 대통령은 경제 협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보도했다. 다만 서해 구조물 등 현안이 남아있어 완전한 관계 개선은 아니라는 시각도 함께 제시했다.

앞으로의 과제: 신뢰 쌓기와 현실적 접근

이번 정상회담은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양국이 원하는 바가 다르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와 경제적 실리를, 중국은 지정학적 견제와 대만 문제에서의 지지를 원한다. 신뢰를 쌓기 위해 민감한 사안은 단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실무 협의가 진전될지가 관건이다. 대통령실은 “한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있다. 중국이 ‘역사의 올바른 편’ 발언처럼 압박을 계속할지, 한국이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