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범죄의 현장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 60여 명이 전세기를 통해 전원 송환될 예정입니다. 대통령실은 17일, 한국 시각으로 내일 오전 2시 현지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전세기를 보냈으며, 캄보디아 측과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규모 송환 작업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면서 본격화된 양국 간 협력의 결과물입니다.
송환 대상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금융 사기, 인신매매, 불법 감금 등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으로, 적색 수배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찰 인력 120여 명이 함께 호송에 나설 예정이며, 귀국 후 범죄 가담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범죄단지의 실체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태자단지', '망고 단지', '원구 단지' 등은 악명 높은 범죄 거점으로 변모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의 88일간 취재 결과, 이들 단지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감금, 인신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피해자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대출금 탕감' 등의 미끼에 속아 캄보디아로 유인된 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발톱을 뽑히거나 담뱃불로 고문당하는 등 끔찍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꼬미'라는 한국인 여성을 통해 범죄 조직과 접촉한 사례가 많았으며, 조직원들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무감각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앰네스티의 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에는 최소 52곳 이상의 범죄단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정부의 대응과 협력
정부합동대응팀은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응팀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한국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캄보디아 측은 유감을 표명하며 적극적인 노력을 약속한 상태입니다. 양국은 '한-캄 스캠범죄 합동대응 TF'를 구성하여 현지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현재까지 총 63명의 구금자 중 4명이 먼저 송환되었으며, 남은 59명의 조기 송환을 위해 전세기 투입까지 검토 중입니다. 또한 캄보디아 남부 시하누크빌 지역에 한인 사건 전담 경찰관 '코리안 데스크'를 신설하여 현지 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국제적 연계와 전망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범죄를 넘어 초국가적 범죄 조직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프린스 그룹이라는 조직이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금융 사기, 인신매매 등 범죄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이들은 서울 강남에 '킹스맨 부동산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사무실을 운영했던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지정하고 자산 동결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상태입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 5월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 범죄 단지 상황이 인도주의적, 인권적으로 위기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이 다소 늦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현재는 적극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구금자들의 안전한 송환과 함께, 국내에서는 범죄 연루 가능성이 있는 캄보디아행 탑승객에 대한 인천공항 불심검문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적 대책이 마련될 전망입니다. 특히 캄보디아 현지에 한국인 보호 체계를 확립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범죄 근절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