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동맹의 새로운 거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경기도 화성시에 아시아 핵심 거점인 '화성캠퍼스'를 공식 개관했습니다. 1만6천㎡ 규모의 이 캠퍼스는 EUV 노광장비 부품 재제조센터와 기술 전수 트레이닝센터를 갖춘 복합 클러스터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와 기술 내재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준공식에서 "이 캠퍼스는 한국 고객과의 신뢰, 혁신, 성장을 상징한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글로벌 협력의 구체화
화성캠퍼스 준공을 계기로 ASML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협력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푸케 CEO는 방한 기간 중 삼성전자 DS부문장 전영현 부회장과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을 연이어 만나 차세대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는 하이 NA EUV 장비를 활용한 2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R&D 센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1조 2천억 원 규모의 공동 투자가 예정되어 있어 국내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 자립의 발판 마련
이번 캠퍼스 구축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제 네덜란드 본사나 대만으로 엔지니어를 파견하지 않고도 현지에서 교육과 장비 수리가 가능해졌습니다. 기존에는 EUV 수리 부품 조달을 위해 해외에 의존해야 했지만, 화성캠퍼스 내 R&R 센터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산업통상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는 지자체, 중앙정부,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ASML의 한국 투자 확대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강화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중국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한국 고객사들의 AI 투자 확대는 ASML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했으며, 연내 추가 도입을 계획 중입니다. 하이 NA EUV 장비는 기존 EUV보다 해상력이 높아 2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더욱 섬세하게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장비로, 인텔과 TSMC도 경쟁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성특례시는 ASML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 전담 지원팀을 구성하는 등 행정적 뒷받침에 나섰습니다. 조승문 화성시 제2부시장은 "ASML의 기술력과 화성시의 산업 역량이 결합되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허브이자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캠퍼스 준공을 통해 화성시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