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건넨 협상 카드
중동 해상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외교적 공방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일본에 특별한 제안을 건넸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선박의 안전한 통과를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것이 아니라 열려 있다고 강조하며, 이란을 공격하는 적의 선박에 대해서만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불법 침략'으로 규정하며, 일본이 침략 종식을 위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해졌습니다. 이란은 오랜 기간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을 상대로 외교적 고립을 뚫고 협상 카드를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20개국 규탄 vs 유럽의 선 그은 지원
이란의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려 국제사회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먼저 영국, 프랑스, 일본 등 7개국이 이란군의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를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이후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이 추가로 동참하며 총 20개국이 규탄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게 해협 파병을 지속적으로 압박한 데 따른 외교적 지지 모으기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군사 지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신중한 입장입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 성명이 군사 문서가 아니라 정치 문서라고 선을 그었고, 독일은 유엔 틀 안에서의 협력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행보를 달래면서도 자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는 뚜렷한 제동을 건 셈이죠.
한국의 '늦은 합류'와 내부 논란
한국 정부는 초기 7개국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가 하루 뒤인 21일 추가 동참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강력히 비판하며, 국가 경제에 직결된 문제(한국 수입 원유의 70%가 호르무즈 해협 경유)에서 정부가 초반에 실종된 것은 '실용외교'가 아닌 '실종외교'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정부 측은 이란의 일본과의 협의 소식과 관련해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외교부는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파병 등 구체적인 '호르무즈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국내법과 한반도 대비 태세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입니다. 국제적 공조에 합류는 했지만, 초기 대응의 미흡함과 향후 군사적 기여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심 석유기지 점령 및 봉쇄 방안을 검토 중이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3분의 1이 지나는 이 좁은 해협을 둘러싼 외교전과 군사적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