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재정경제부는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세계 6위 수준으로 성장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까지 달성한 만큼, 원화의 위상에 걸맞은 사용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핵심은 외국인이 해외에서도 원화를 자유롭게 사고팔고 보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은 2025년 1월부터 24시간 가동되는 '역외원화결제망'을 운영해 왔으며, 2027년 1월부터는 본격 가동될 예정입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뉴욕 JP모건 같은 현지 은행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의 낮 시간에 실시간으로 송금하거나 결제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거죠. 부동산 거래를 제외한 외국인 간 원화 거래는 외환법상 자본거래 사전 신고 요건이 면제됩니다.
규제 완화와 시장 편의성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유지돼 온 보수적 규제도 크게 풀립니다. 외국인 원화 대출 등 자본거래 사전신고 기준이 기존 5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상향 조정됐고, 앞으로는 단계적으로 사후보고 체계로 전환될 방침입니다. 외환시장도 이미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되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환전이 이뤄집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제시한 자본 분야 개선 과제들도 이행 중입니다. 증권거래와 결제 자동화 인프라 구축, 코스피 상장사 영문 공시 확대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과 채권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입니다.
국제 결제와 디지털 화폐까지
결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큽니다. 2024년 인도네시아와 구축한 현지 통화 직거래체계(LCT)를 다른 국가로 확대하고, 국가 간 QR 결제 연동 서비스도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넓혀갑니다. 수출입 기업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계약해 환전 비용과 환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됩니다.
2027년에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 국경 간 거래 근거를 담은 외국환거래법 개정도 추진됩니다. 내국인도 해외에서 별도 환전 없이 QR이나 카드로 결제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겁니다. 다만 정부는 야간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한 유동성 공급 방안을 함께 검토하며 시장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