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금리 인상, 3% 시대 돌아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습니다. 이는 지난 7월에 이은 두 달 연속 인상으로, 이른바 백투백 인상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기준금리는 1년 9개월 만에 다시 3%대에 진입하게 되었는데요. 한은 역사상 금리 인상 직후 다음 회의에서 바로 추가 인상을 단행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번 인상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6%를 기록하며 한은이 예상했던 0.2%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인데요. 이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내년 전망치도 2.1%에서 2.9%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물론 반도체 특수가 낳은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년 동기 대비 15.6% 급증하며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로 인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7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6%로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불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한은의 긴축 의지가 더욱 강해진 셈입니다.
2,000조 원 가계부채와 좁혀진 한미 금리차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차이인데요. 한미 금리차 축소는 원화 가치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대까지 내려오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가계의 이자 부담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으며, 대출의 57%가 변동금리라 금리 변동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가계신용이 2,0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과열 양상도 금융불균형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확장 재정과 긴축 통화 사이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 이후에도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일부 채권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금리가 3.50%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데요. 사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확대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내년 총지출을 80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긴축적인 통화 정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정책 간 엇박자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향후 물가와 환율, 그리고 미국의 금리 결정 방향이 한은의 다음 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