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돈 놀이 하는 시대?
은행과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사들이 대부업체에 38조 원 이상의 자금을 빌려주고 2조 5천억 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6년 동안 이어진 이 대출 행태는 제도권 금융이 오히려 고금리 대출 시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빌려줬나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8개월간 대부업체 8,265곳에 실행된 대출은 총 38조 1,998억 원에 이릅니다. 이는 3만 1,019건의 대출 건수로 이어졌고, 금융권은 이로부터 2조 5,409억 원의 이자수익을 얻었습니다. 특히 올해 8월까지의 이자수익만 3,707억 원에 달하며, 대출 규모와 이자수익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권별로는 캐피탈업권이 22조 8,390억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대출했고, 이자수익도 1조 5,318억 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저축은행은 9,332억 원, 은행은 758억 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습니다. 개별 금융사로는 IBK기업은행이 120건으로 가장 많은 건수를, 우리은행은 3,947억 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대출했습니다.
왜 문제인가
이러한 대출 구조의 핵심 문제점은 제도권 금융이 대부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고금리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대부업체에 실행된 평균 대출금리는 캐피탈이 7.58%, 저축은행이 6.68%, 은행이 5.32%로 집계되었는데, 대부업체들은 이 자금을 다시 최대 20% 이상의 고금리로 서민들에게 대출해 줍니다. 결국 금융권은 안정적인 수익을, 대부업체는 자금 조달원을, 서민들은 고금리 대출이라는 삼중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로서의 공공재적 책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특히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정규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대부업체로 몰리고, 금융사들은 이들을 통해 안정적 이자수익을 얻는 이중적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금융당국의 입장은 다소 미묘합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대부업체 이용 수요가 상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대부업체 대출이 가계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부업체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을 취급할 경우 소비자 보호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을 면밀히 관리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캐피탈업권의 높은 대출 비중과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조만간 규제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