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멈춰선 프로야구
8월 초 전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에 프로야구가 멈춰 섰습니다. 8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취소되었습니다. 같은 날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30분 지연된 뒤 간신히 시작되었는데요. 창원은 경기를 포기할 만큼 위험했고, 부산은 한 줄기 여유라도 찾아 진행한 셈입니다.
이번 취소는 날벼락 같은 더위가 만들어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경남 양산은 41.6도까지 치솟으며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새로 썼고, 부산 금정구와 북구도 40.5도를 기록했습니다. 창원 지역은 7월 30일부터 폭염중대경보가 발효 중이었으며, 경기 시작 무렵에도 38도 안팎의 고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었습니다.
강행의 대가, 속출한 건강 이상
사실 KBO가 이렇게 신중해진 데에는 전날의 뼈아픈 경험이 있었습니다. 7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폭염중대경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롯데의 경기가 강행되었는데요. 이날 롯데의 손성빈 선수는 두통과 구토, 미열 증세로 1회 수비 후 교체되었고, 황성빈 선수도 전력질주 뒤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삼성의 구자욱, 이승민 선수 역시 극심한 더위에 고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겪고 KBO는 8월 1일 긴급하게 대응책을 내놓았습니다.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한 전 구장의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고, 폭염중대경보 발효 지역은 취소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1일 부산과 창원 경기가 취소되었고, 2일에도 창원 경기는 열지 못했습니다. 다만 2일 부산 경기는 30분 지연으로 진행되어 일각에서는 KBO의 기준이 지역별로 다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기준이 될까, 폭염중대경보
올해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폭염중대경보가 KBO의 판단에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습니다.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서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 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되면 발령되는 제도인데요. KBO 리그 규정에는 강풍, 폭염, 안개 등 기상특보 시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어 이번 폭염중대경보가 직접적인 근거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예보와 현장의 괴리입니다. 기온이 비슷한 날에도 어떤 날은 취소하고 어떤 날은 지연하며,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야구장의 열기는 단순한 기온계 숫자보다 훨씬 살인적입니다. 당분간 33도에서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KBO가 현장의 목소리와 기상 예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