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나
지난 9월 21일 오전,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가 두 차례 폭발했습니다. 군사분계선(MDL) 남쪽 50~100m 지점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던 육군 제25보병사단 장병 18명이 작업 중이었는데요. 선두 중사가 첫 폭발로 중상을 입었고, 대대장이 이동하던 중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장병 2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지뢰 출처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북한 목함지뢰인지, 한국전쟁 당시 남은 지뢰인지를 두고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합참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등 40여 명이 투입됐지만, 조사는 엿새 만인 26일에야 시작됐습니다. 지뢰 위험이 워낙 커서 실제 폭발 지점에는 끝내 도달하지 못했고, 조사팀은 추가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정치권으로 번진 공방
사고가 알려지면서 여야 대응은 곧바로 갈렸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조사를 늦췄다고 공격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이 고의로 지연시켰다며 탄핵과 구속을 거론했고,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은 이적행위 혐의까지 제기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국방부 앞 1인 시위에서 장병들이 북한군 지뢰라고 증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북한 지뢰로 확인되면 대북확성기를 다시 세우자고 제안했습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음모론으로 일축합니다. 조계원 대변인은 유엔사가 함께하는 조사에서 은폐가 불가능하다며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고 맞섰습니다. 국민의힘이 현장 방문을 거부한 가운데, 민주당은 김민석 대표와 국방위 의원들이 부대를 찾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흔들리는 군사분계선
이번 사고의 배경에는 MDL 관리 실태가 있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세운 표지판 1,292개 가운데 남은 것은 181개뿐입니다. 1973년 말뚝 교체 중 북한군 사격으로 사상자가 난 뒤 관리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한국군과 유엔사, 북한군이 서로 다른 좌표 체계를 쓰면서 경계선 인식도 엇갈립니다. 북한은 2024년 10월부터 MDL을 남부국경선으로 규정하고 지뢰 매설과 철책 설치에 나섰습니다.
지뢰 출처에 따라 부상 장병 예우도 달라집니다. 적이 설치한 지뢰면 전상, 아군 지뢰면 공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남은 과제는 폭발 원점 정밀 조사와 MDL 기준선 논의입니다. 진상 규명이 늦어질수록 정치적 논쟁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