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벽을 넘어선 미국 국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중 5.026%까지 오르며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날에도 5%를 넘어섰다가 반락했지만, 이번에는 5%대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시장의 시선은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 있는데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92% 안팎으로 반영됐습니다. 배경에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점이 자리합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채권 매도세가 강해졌고, 30년물 금리는 5.4%대, 2년물은 4.6%대까지 올랐습니다. 사실상 세계 금리의 기준점이 5%를 넘어선 겁니다.
글로벌 금리 동반 상승과 증시 부담
미국 금리 급등은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주요국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4.091%, 10년물은 4.6%를 기록하며 수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와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도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증시도 압박을 받았습니다. 코스피는 0.85% 하락한 6627.26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 5735억 원과 9043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반도체주는 AI 개발 속도 조절론까지 겹치며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금리 인상 전망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낙폭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고금리가 위험자산의 할인율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뚜렷해진 상황입니다.
기업 자금줄과 향후 변수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회사채 순발행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1.9% 급감했고,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잔액은 69조 7000억 원에 달합니다. 만기가 짧은 단기채는 금리가 오를수록 차환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하위 등급 기업을 중심으로 만기 절벽 우려가 제기됩니다.
연준의 향후 경로를 두고는 전망이 갈립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남은 세 차례 FOMC에서 총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고, 스탠다드뱅크의 스티븐 배로우 전략 총괄은 연말 5.2%, 내년 1분기 5.3%까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씨티그룹은 이번 달 한 차례 인상 뒤 동결하고 내년 하반기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결국 이번 FOMC와 케빈 워시 의장의 발언이 채권과 증시의 다음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