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공석 끝낸 경찰청장 인선 초읽기
경찰청장 자리가 21개월째 비어 있던 상황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난해 12월 조지호 전 청장 탄핵 이후 공석이었던 이 자리는 최근 하반기 치안정감 인사를 통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요.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 고범석 서울경찰청장, 유승렬 인천경찰청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내부 승진을 넘어 외부 인사 발탁 가능성까지 떠오른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퇴직 경찰공무원의 재임용 근거를 마련하면서 고위직 외부 충원의 문턱을 낮췄는데요. 이에 따라 이종원 청와대 국민안전비서관 등이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조직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취임 첫날 제주로 달려간 김종철 직무대행
인선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그는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마치자마자 제주로 날아가 실종 사망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를 전하고, 실종자가 발견된 현장을 직접 둘러보았습니다. 이번 방문은 최근 제주경찰청의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파문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난 5월 실종됐던 30대 여성이 신고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조사 결과 제주 서부경찰서 부경장이 소재 확인 없이 연락이 닿은 것처럼 허위로 기록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같은 부경장은 7월에 발생한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허위 종결을 한 혐의를 받고 구속 송치되었습니다.
이번 파문의 책임을 물어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의 승진은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경찰청은 최근 3년간의 실종 사건 약 31만 건을 전수 점검하고, 종결 요청 시 과장이 반드시 승인하도록 절차를 강화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습니다.
외부 인사냐 내부 승진이냐, 갈림길에 선 경찰청장
김종철 대행은 취임 소감에서 최근 잇따른 부실 수사 논란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실종 업무와 관계성 범죄 대응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점검하며 조직 안정과 신뢰 회복을 강조했는데요.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차기 청장이 누가 되느냐는 경찰 조직의 미래 방향을 가늠할 중대한 변수입니다.
외부 인사 기용을 두고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가 임명될 경우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순혈주의를 깨고 조직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개방형 임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어떤 인물이든 21개월이나 이어진 공석 사태를 마무리하고, 제주 사건처럼 드러난 허술한 부분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일 겁니다. 경찰청장 자리가 공석으로 남는 동안 쌓인 과제들이 만만치 않은 만큼, 차기 인선이 단순히 자리 메우기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