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빌라 콜센터 '조건만남' 사기단 적발, 17억대 피해

동채M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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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전 수정 · 2026년 11월 3일 오후 8:23

발행: 2026년 11월 3일 오후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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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빌라를 빌려 조건 만남을 미끼로 한 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17억 원대를 뜯어낸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조직원 24명이 송치됐고,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로 해외 간부급 추적에 나섰습니다.

방콕 빌라에서 드러난 피싱 콜센터

태국 방콕의 4층짜리 빌라를 통째로 빌려 '조건 만남' 사기 콜센터를 운영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과 대포통장 관리책 등 24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는데요. 검거된 조직원은 모두 한국인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이 벌인 범행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거쳐 태국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가짜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했고, 경찰이 확인한 전체 피해액은 약 17억7000만 원에 이릅니다.

가입비에서 보증금으로

수법은 단계적이었습니다. 구글과 텔레그램 등에 광고를 내고 연락해 온 남성에게 인플루언서나 모델과의 만남을 약속한 겁니다. 처음에는 가입비만 요구하다가 예약보증금, 보안 인증비 등으로 명목을 바꿔가며 입금액을 늘렸는데요. 유명인은 신분 노출을 꺼린다며 웃돈을 요구하거나, 피해자를 안심시키려 돈 일부를 돌려주기도 했습니다.

피해 사례도 구체적입니다. 한 피해자는 16차례에 걸쳐 약 1억5000만 원을 뜯겼고,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1명, 피해액은 약 5억 원입니다. 다만 통장 분석 결과 전체 피해액은 17억7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피해자가 1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직원들은 총책과 팀장, 상담원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합숙하며 범행했고, 여성인 척 상담에 나서는 역할도 따로 뒀습니다. 사무실과 활동 국가를 수시로 옮기고 대포통장 19개를 2주마다 바꾸는 등 추적을 피하려 했습니다.

국제 공조와 남은 추적

검거는 국정원과 경찰이 확보한 첩보에서 시작됐습니다.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은 지난 6월 태국 경찰과 합동 작전을 펼쳐 방콕 빌라를 급습했는데요. 총과 방패로 중무장한 경찰이 건물에 진입해 조직원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엎드려'라는 외침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현지에서 7명, 국내에서 3명이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아직 붙잡지 못한 조직원 12명을 쫓고 있습니다. 이 중 해외에 머무는 간부급 8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두목으로 알려진 이모 씨의 행방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범죄 조직이 국경을 넘어 활동할수록 수사 공조와 피해자 보호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