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일 만에 열린 투표함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됐던 6·3 지방선거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 장이 봉쇄 시위 147일 만에 개봉됐습니다. 선관위 특검팀은 지난 28일 약 12시간에 걸친 공개 검증을 마쳤는데요. 투표용지가 담긴 상자 433개 가운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420개는 선관위로 인계하고, 이의가 제기된 13개 상자는 특검이 반출해 자체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참관인 측이 지적한 700여 장의 투표지를 검토한 뒤, 빠르면 다음 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법과학기획관에 정밀감정을 의뢰할 계획입니다. 감정 대상은 접힌 흔적 없이 빳빳하거나 인주가 희미한 투표지, 사후 변형·변질 흔적이 있는 투표지와 관련 장비 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의가 없던 투표지는 제3의 장소로 옮겨져 CCTV와 24시간 상주 보안요원의 감시 아래 보관 중입니다.
여야, 보전과 선동으로 맞불
검증 직후 여야 공방이 뜨겁게 달아올랐는데요.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은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투표지까지 전체 보전돼야 했다며, 반출 후 다음 날 늦은 오후에야 보전 조치를 설명한 점과 촬영 허용이 약 3시간의 현장 요구 끝에 이뤄진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공개검증 과정을 국민에게 충분히 공개하지 않으면 무엇을 위한 공개검증이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다른 방향에서 반박했습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특검이 대한변호사협회 추천과 여야 동수 국민추천위 만장일치를 거쳐 임명된 인물인데, 국민의힘이 함께 만든 절차까지 부정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고, 장동혁 대표의 부정선거 주장을 정치생명 연장용이라며 '도적질' 발언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시위는 물러나고 수사는 시작
장동혁 대표는 31일 밤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찾아 "올공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새로운 성지"라며 시위 지속을 약속했습니다. 다만 투표지가 반출되면서 시위 동력이 사라져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한데요. 참가자들은 검증 방식에 여전히 불신을 드러내며 광화문과 특검 사무실 앞 등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겠다고 밝혔고, 경기장 관리 측은 오는 5일까지 시설물 자진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수사의 눈은 선관위 정점으로 거론되는 노태악 전 위원장에게도 향했습니다.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에 노 전 위원장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고,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자택을 강제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습니다.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면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다만 조사 기간 사망한 선관위 직원 측의 강압 수사 주장 등이 수사 속도의 변수로 꼽힙니다.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든 해소되든 이번 검증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