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공명성 인식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6월 3일에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유권자들의 눈에 얼마나 공정하게 보였을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 이번 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졌다는 응답은 30.6%에 그쳤습니다. 이는 4년 전 61.7%와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 난 수치인데요. 오히려 혼탁했다는 응답이 3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가 얼마나 크게 흔들렸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인식 하락의 배경에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대표되는 참정권 침해 사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선관위의 관리 소홀이 불거진 가운데, 유권자들은 정당과 후보자의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선거가 깨끗하지 않았다고 본 응답자 가운데 38.2%가 정당과 후보자의 상호 비방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이죠. 이어 선관위의 소극적 대응이 34%, 언론의 불공정 보도와 가짜뉴스도 각각 31%와 30.4%를 차지했습니다.
2030대의 불신이 눈에 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젊은 층의 불신이 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20대는 34.1%, 30대는 31.6%가 이번 선거가 혼탁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50대나 70대 이상의 응답률보다 월등히 높은 겁니다. 미래 세대일수록 민주주의 과정에 대한 회의감이 크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투표를 하지 않은 이유로 20대의 절반 이상인 52.5%가 정치 무관심을 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이런 수치가 참정권 침해 사태로 인해 미래 세대의 민주주의 신뢰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킨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청년층의 낮은 평가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서, 정치 참여 자체를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지속 가능성에도 적신호가 켜지는 셈입니다.
선관위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선거 관리 기관에 대한 신뢰도 역시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본 응답은 32.3%에 불과했으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33.6%로 오히려 앞섰습니다. 2018년 63.9%, 2022년 52.4%와 비교하면 꾸준한 하락세가 뚜렷한데요. 유권자들이 선관위에 바라는 역점 과제로는 선거 사무의 공정한 관리가 45.3%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선관위가 관례와 달리 보도자료로 공표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은혜 의원은 이를 두고 선관위의 투명성 부족을 비판하며, 투표율 조작 의혹 등 중대한 선거 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유권자 인식 재조사를 통해 현실을 정확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과정인 만큼, 관리 주체에 대한 신뢰 회복 없이는 유권자들의 참여 의지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