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가지 말라"는 단서
북미 대화의 물꼬를 두고 한국의 역할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국회에서 도마에 올랐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협의 내용을 전하며, 미국이 한국의 '페이스메이커' 역할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너무 앞서 나가지 않길 바란다"고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피스메이커'로 부른 대목이 있습니다. 조 장관은 "우리가 무슨 이니셔티브를 취해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함께 전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도권은 인정하되 속도는 조율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단둥 방문이 남긴 물음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0월 24일 중국 단둥 방문은 해석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조 장관은 미국 외교에 정통한 마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배석했다는 점을 짚으며 북미 대화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통일연구원 쪽은 중국이 APEC을 앞두고 중재자 역할을 모색할 유인이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미국 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주도할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한미 당국자들도 연내 회담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방문을 두고 기대와 회의가 동시에 나오는 셈입니다.
난기류인가, 안전벨트인가
한미 관계를 두고는 표현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난기류'에 비유하자 조 장관은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면 된다"고 받았습니다. 여야는 이 장면을 놓고 정반대로 해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난기류를 부정한다고, 민주당은 미국 비자 발급 지연에 대한 항의가 필요하다고 맞섰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도 논란거리였습니다. 조 장관은 스틸 대사를 불러 항의를 전했고, 전작권 전환은 시기와 내용이 수렴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DMZ 지뢰 사건의 고의성 판단을 두고 야당과 공방을 벌였습니다. 결국 남은 과제는 대화의 문이 열릴 때 한국이 어느 자리에 서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