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녀의 날에 흔들린 장세, 7,000선은 지켜냈습니다
2026년 9월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72포인트 내린 7,033.9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수치상으로는 약보합이지만, 이날 장중은 그야말로 심장이 쫄깃한 흐름이 이어졌는데요. 오전에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밀려 6,800대까지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하며 가까스로 7,000선을 사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이른바 '네 마녀의 날' 때문입니다. 지수와 개별주 선물·옵션이 동시에 만기되는 날인데다, KRX 섹터지수 정기 변경까지 겹치면서 수급 교란이 극에 달했습니다. ETF 재조정 물량과 프로그램 매매가 쏟아지는 가운데 외국인은 2조 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고, 이는 지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다행히 개인과 기관이 각각 수천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바닥을 받쳐줬고, 기타법인의 대규모 매수세까지 유입되면서 지수가 반등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시장 참여자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인데, 아직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중동 불안과 유가 급등, 대외 리스크는 여전합니다
국내 증시가 안으로는 수급 부담을, 밖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씬 넘어섰습니다. 브렌트유는 101달러 선에서 거래되었고, 이는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까지 더해졌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되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 수혜주로 분류되는 보험 업종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며 한국형 변동성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정유와 화학 업종은 국제유가 상승이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S-Oil은 6% 넘게 하락했고, 대한유화 등 관련 종목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당연히 에너지 가격과 금리라는 두 축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시장의 방향성을 찾기 어렵게 만든 겁니다.
기관 매수와 반도체 호실적, 하방 경직성 보여줬습니다
코스피가 7,000선을 내주지 않은 데는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이 1조 3,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가 0.79% 상승하는 결과를 냈습니다. 코스피에서도 기관이 매도세를 진정시키며 V자 반등을 이끌었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업종별 등락폭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업종은 대외 악재 속에서도 나름의 버팀목을 보여줬습니다. TSMC의 8월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물론,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지지했습니다.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약보합 수준에서 마감했습니다.
향후 시장은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어도비와 오라클의 실적 발표도 단기 변동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히는데요. 이번 주의 수급 이벤트가 한 걸음 물러선 만큼, 다음 주는 거시경제 지표가 증시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