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00달러 육박했던 유가, 이제 80달러 아래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한풀 꺾이면서 국제 유가가 3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타고 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4.06% 밀린 배럴당 79.26달러에, 브렌트유는 4.83% 하락한 배럴당 84.09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이는 약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번 하락의 핵심 배경에는 사실상 중단되었던 종전 양해각서가 복구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란과 오만이 중재안에 대한 승인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동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48시간 동안 새로운 공격이 보고되지 않으면서 통항량과 선박 운영 업체의 신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빠르게 완화되면서 유가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이 작용한 겁니다.
대화와 위협이 교차하는 중동 정세
물론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히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교량과 발전소 등 주요 시설을 대거 폭파하겠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이란 역시 영해 통과 방식의 임시 재개방안을 제시하며 자체적인 운영을 고수하고 있어 완전한 해법 도출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연말 이전에 완전히 재개방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홍해 지역의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인해 사우디 아람코의 지잔 정유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팎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당장의 긴장 완화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금값 하락과 연준 금리에 쏠리는 눈
유가 하락과 맞물려 금값 역시 달러 강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대감으로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8월물 미국 금 선물은 온스당 4,038.70달러에 마감했고 현물 가격은 4,026.49달러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코메르츠방크는 연말 금값 전망치를 기존보다 300달러 낮춘 4,500달러로 하향 조정했는데, 금리 전망이 완화되지 않으면 금 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의 복귀가 어려워 본격적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30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와 31일 발표될 6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71%, 9월 인상 가능성을 75%로 보고 있는데요.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가능성과 OPEC+의 생산 정책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에너지 시장은 한층 복잡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