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원이 오간 선거
미국 중간선거가 정치 자금의 규모를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BBC가 오픈시크릿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전체 비용은 119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2022년 중간선거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인데요. 슈퍼팩 등 외곽 단체의 지출이 55억 달러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광고전입니다. CNN이 애드임팩트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민주당은 지난해 1월 이후 대통령 관련 광고에 9억 1,900만 달러를 썼습니다. 공화당의 5억 5,600만 달러보다 약 1.7배 많은 규모입니다. 민주당은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을 노동절 이후에 집행하며 막판 공세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의 심판론
민주당 광고의 중심에는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 의혹이 자리합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선거의 쟁점으로 끌어올려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규합을 호소한 것과 달리, 지지율 하락 국면이 공격 소재로 활용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반대로 공화당은 대통령과의 거리 조절에 나선 후보들이 눈에 띕니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마이크 로저스 후보는 캐나다와의 관세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곧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반영된 겁니다.
자금이 만든 판세
개인 기부자 가운데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화당 후보 지원에 5억 달러를 기부하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정책 경쟁 못지않게 자금력과 광고 효과에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광고비가 많다고 해서 표심이 그대로 움직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어느 쪽이 어떤 메시지에 자원을 집중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개표 결과와 함께 향후 정치 지형을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