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 쓰레기들
컵라면 용기나 고기·회 포장 접시, 이제는 그냥 버려지지 않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른바 '폴리스티렌 페이퍼(PSP)'를 열분해해 나프타로 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그동안 이 PSP는 재활용이 까다로운 대표적인 폐기물이었습니다. 음식물 오염과 유색 재질 때문에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됐죠. 이번 사업으로 폐기물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로 다시 태어날 길이 열렸습니다.
기술이 해결한 재활용의 한계
PSP 열분해 재활용은 고온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해 열분해유를 만들고, 이를 석유화학 공정에 넣어 나프타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호남·제주권에서 4개 기업이 참여한 시범사업에서 약 15.8톤의 PSP를 처리해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올해는 수도권·충청권·영남권·호남권·제주권 등 5개 권역으로 확대됐고, 참여 기업도 4곳에서 15곳으로 늘어났습니다. 회수된 PSP는 열분해 공정을 거쳐 열분해유가 되고, 이후 나프타로 가공됩니다. 이 나프타는 다시 PET병, 비닐, 포장재, 화장품 용기, 자동차 범퍼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쓰입니다.
원유 수급 리스크와 순환경제의 만남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섭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위기가 발생하면서 국제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고, 나프타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폐자원을 국내에서 나프타로 재활용하면 해외 원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정부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통해 회수·선별 업체와 열분해 업체에 각각 kg당 153원, 154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김고응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시범사업 확대를 통해 폴리스티렌 페이퍼를 고부가가치 원료로 선순환시키고, 전국적인 회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적과 경제성은 지속적으로 점검해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할 예정입니다.